지식에서 지혜로
[생각]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방과 후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다. 오늘 딸아이는 내가 눈을 가려주고 있는 상태에서 내가 하는 말을 컴퓨터에 적어나갔다. 컴퓨터를 통해 부모의 "지식 전달"의 의무는 갈 수록 줄어들고 무게추는 "지혜의 전달"로 옮겨질 것이다 - 아래 기사에서 말하는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 그 중심에는 다양한 경험과 체험이 있다고 생각한다. 경험을 통해 다양한 사람과의 교감/공감 능력이 발달하고 다양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작은 힌트들을 모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실행] 아이들과 나누는 대화의 중심을 "사람"으로 잡으려고 한다. 아이들의 학교에서의 대인관계에 대한 호기심, 타인을 대하는 태도 관찰과 피드백, 어른에 대한 예의, 팀스포츠 참여 등. 새로운 경험과 도전의 기회도 많이 만들어 주고 싶다. [WJK]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9&aid=0004226273&sid1=001
'실업 유발자'로 악명 높은 인공지능은 '인간의 전문성을 학습하는 기계'(김대식)로 정의할 수 있다. 2017년 말, 구글의 딥마인드에서 알파고의 진화형으로 공개한 알파제로는 충격적이다. 인간이 학습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았는데도 장기는 2시간, 체스는 4시간 만에 시뮬레이션을 통해 스스로 배운 후 기존 인공지능 세계챔피언에 완승을 거두었다. 망치가 생겨난 후엔 못 박는 일에 주먹을 쓰지 않듯, 인간이 전문성을 자랑했던 많은 분야를 인공지능이 해낼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고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놓고 전 세계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런데 일본의 동화작가 하이타니 겐지로가 쓴 '상냥한 수업'(양철북)을 읽으면서 '아이들은 이미 답을 아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보다 세상을 오래 산 어른들에게 배우고 싶은 것은 수학이나 영어만이 아닙니다.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배우고 싶습니다."
인간은 느린 학습자다. 질문하고 생각하고 시도하고 실패를 거듭하면서 시간을 들여 서서히 깨닫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잘하는 일이다. 인생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 중에서 빨리 배울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사랑도, 우정도, 친절한 배려도, 상냥한 마음도… 평생 동안 많은 일을 겪으면서 간신히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을 우리는 '지식'이 아니라 '지혜'라고 부른다. 아이들은 지혜를 배우고 싶다!
현재의 교육은 아이들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데 집중할 뿐 지혜를 전수하는 데는 무척 미숙한 듯하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에는 많은 일들이 '지식의 비즈니스'에서 '지혜의 비즈니스'로 바뀐다. 의사의 일은 진단에서 상담으로, 회계사의 일은 계산에서 관리로, 교사의 일은 수업에서 지도로 변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을 지혜를 갖고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데서 수많은 직업이 생겨나는 중이다. 이러한 시대에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을 전하는 일이야말로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교육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